KIA 최원준, 2군행 통한 성장의 시간…이범호 감독 신뢰 속 FA 반등 노린다

KIA 타이거즈 외야수 최원준(28)이 반전의 실마리를 잡았다. 지난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2번 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그는 5타수 1안타(1홈런) 2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하며 팀의 3연승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이 한 경기만으로 그의 이야기를 설명하긴 부족하다. 올 시즌 초부터 이어진 타격 부진과 지난달 KT전에서의 수비 실책은 그의 커리어를 뒤흔들었다. 결정적 실수 이후 이범호 감독은 단호하게 교체를 지시했고, 다음 날에는 2군행을 통보받았다. 사실상 문책성 결정이었다.

10일 만의 복귀, 그 뒤에 숨은 신뢰


불과 열흘 뒤, 팀 내 외야진의 부상 공백이 발생하면서 최원준은 다시 1군 무대에 호출됐다. 복귀 첫날 실수가 재발했지만, 이범호 감독은 이번엔 그를 교체하지 않았다. 결과는 감독의 믿음에 대한 값진 응답이었다. 이후 경기에서 3안타 2타점 3득점을 기록하며 반등의 신호탄을 쐈고, 다음날엔 수비와 타격 모두에서 결정적인 활약을 펼쳤다.

특히 9회초 쐐기 투런 홈런은 경기의 승부를 가른 명장면이자, 올 시즌 최원준 개인 하이라이트로 꼽힐 만한 순간이었다.


“당연함에 익숙했던 나”…2군에서 얻은 깨달음


경기 후 인터뷰에서 그는 “2군에서 젊은 선수들과 지내며, 내가 얼마나 많은 걸 당연하게 여겼는지 알게 됐다”며 “그런 마음가짐이 오히려 스트레스를 부추기고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의 모자 안쪽에는 ‘초심’, ‘행복’, ‘웃자’, ‘즐겁게’라는 단어들이 적혀 있다. 이는 아내와 함께 정한 ‘새로운 자세’였다. 기술적인 문제를 넘어서, 정신적 리셋이 필요한 시점이었다는 고백이었다.


이범호 감독의 포용, 선수의 변화 이끌다


이범호 감독은 “야구는 단순히 타격이 전부가 아니다. 수비든 타격이든 하루 못했으면, 다음 날 다시 하면 된다”며 실수를 감쌌다. 그리고 실제로 그를 꾸준히 선발 기용하며 선수의 자율과 회복을 기다렸다.

이에 대해 최원준은 “감독님이 어떤 기대를 갖고 계신지 알기 때문에 더 실망시켜드리고 싶지 않았다”며 “지금은 그 기대에 응답하기 위해 매 경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비 FA 시즌, 진짜는 이제부터


2025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앞둔 최원준은 지난해 0.292의 타율과 9홈런, OPS 0.791을 기록하며 우승 멤버로 맹활약했다. 그러나 시즌 초 부진은 FA 시장에서의 가치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였다.

하지만 아직 시즌은 많이 남았다. 최원준은 “지금은 진짜로 야구가 즐겁다.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임하고 있다”며 웃었다. 자신감과 긍정 에너지를 회복한 그가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써내려갈지 팬들의 시선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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